학교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왕복 5시간의 거리를 매일 등교해야 한다. 마을 사람들 역시 위험한 기찻길을 건너야 해 사고도 많이 난다. 준경은 그걸 해결하기 위해 간이역을 세우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고 라희의 도움으로 대통령님께 편지도 쓰고 수학경시 대회도 나가고 장학퀴즈도 나가지만 쉽지 않다. 준경은 소원대로 간절한 바람인 간이역을 세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영화 기적 모티브가 된 양원역
양원역은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113-2에 위치해 있으며 1988년 4월 1일에 개통한 역이다. 역 바로 옆에 흐르는 서측 봉화군 원곡마을, 동측 울진군 원곡마을이 위치해 있어 양쪽 원곡마을 사이에 있다고 해서 이름을 양원역이라 짓게 되었다. 양원역은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역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두 마을은 교통이 불편해 주민들이 청와대 민원까지 넣어 임시승강장을 만들게 되었다. 정부의 지원 없이 주민들이 돈을 모아 만들고 대합실, 승강장, 화장실 모두 주민들이 만들었다. 모든 주민들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2011년 철도청의 열차 개정사업으로 여객이 많지 않은 역을 폐쇄시키는데 양원역이 거기에 속하게 되었다. 안타까운 소식에 주민들은 승객을 늘리기 위해 조를 짜서 이틀에 한 번씩 열차를 타고 이웃마을에 들렀다 오기를 반복했다. 다른 볼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양원역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피나는 노력이었다. 다행히 철도청의 마음을 돌려놓는 데 성공하고 2년 뒤 경북 내륙을 관광하는 중북내륙관광열차와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개통하고 두 열차는 양원역에 정차하게 된다. 그 덕분에 역도 살아나고 지역 경제도 살아났다. 점점 입소문을 타고 승객들이 늘어났지만 양원역은 역무원이 배치되지 않는 여전한 임시승강장이다.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나아가 관광객들까지 늘고 있는 양원역이 얼른 임시가 아닌 간이역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본다.
줄거리
남매인 보경과 준경은 시골 마을에서 왕복 5시간이나 걸려 매일 등교를 한다. 마을에는 차가 다니는 길이 없고, 기차역 마저 없어 가까운 역까지 가기 위해선 기찻길을 걸어가야 하지만 너무도 위험해 사망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래서 준경의 소원은 마을에 간이역을 세우는 것이다. 매일 같이 청와대에 간이역을 만들어 달라 편지를 쓰지만 쉽지가 않다. 준경의 편지를 우연히 보게 된 라희가 자신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며 간이역을 세우는 걸 도와주겠다 제안하며 받아쓰기를 가르치고 유명해 지기 위해 장학퀴즈, 수학경시대회에 도전하게 한다. 그러다 마을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기차가 오는 걸 감지하는 신호등을 만들지만 오작동으로 사고가 나고 준경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토록 준경이 간이역에 집착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어릴 적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하고 돌아오는 길 준경의 트로피가 강에 떨어졌고 그 트로피를 찾기 위해 강에 들어간 누나 보경은 강에 빠져 사망하게 된다. 아버지 태윤 역시 보경을 따라 가려했지만 준경만 남겨 두고 갈 수 없기에 단념한다. 이 일로 준경과 태윤은 오해가 점점 쌓이고 둘의 사이는 나빠진다. 드디어 기다리던 간이역을 만드는 걸 허락한다는 청와대의 답변이 왔다. 하지만 행정지원이 없자 준경은 혼자 힘으로 간이역을 만들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지켜본 마을 사람들은 모두 힘을 합쳐 양원역을 만들게 된다. 준경은 철도청에서 찾아와 간이역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엄마와 누나가 자신 때문에 세상을 먼저 떠난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 사실 아버지 태윤 역시 준경의 어머니가 준경을 낳을 때 옆에 있어주지 못했고 누나 역시 자신이 몬 화물기 차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 생각해 죄책감에 준경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었다. 혹시나 자신의 옆에 있다 엄마와 누나처럼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을까 준경을 멀리하게 된 태윤이었다. 결국 둘은 서로의 오해를 풀게 되고 준경은 국비유학생으로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마음은 표현해야 알 수 있다
영화에서 서로의 마음을 말을 하지 않으니 둘은 계속 오해가 쌓여 사이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으면 내 마음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있었다. 경상도 사람은 여자든 남자든 무뚝뚝하다는 생각을 보통 한다. 나의 친정엄마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람이다. 여태껏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고 전화를 하다 보면 엄마가 화가 난 건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 때가 있다. 너무 퉁명스러운 엄마의 말투에 상처가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드라마에 나오는 엄마들은 상냥하고 친절하고 그런데 우리 엄마는 나한테 왜 저럴까란 생각을 매번 했다. 하지만 2년 전 엄마에게 큰 병이 생겼다. 검사를 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을 하고 며칠 같이 있게 되었는데 엄마가 네가 있어 얼마나 마음이 든든하고 큰 위안인지 모른다라며 말씀하시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렀다. 늘 가부장적에 잔소리가 심한 아빠 때문에 일도 하시며 집안일도 하시고 모든 일을 혼자 다 짊어지고 사셨다. 그렇기에 다정함보다는 책임감에 여장부처럼 사신 것이다. 혼자 모든 걸 척척해내시던 우리 엄마는 나이가 들고 병까지 생기니 여장부가 아닌 그냥 할머니가 되었다. 엄마에게 병명이 내려지고 아빠가 정말 미웠다. 아빠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 엄마가 병을 얻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엄마를 보자마자 고생만 했는데 병까지 얻어서 어쩌냐며 우시는데 그동안 아빠를 미워했던 마음이 다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위안이 된 것 같다.